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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과 바꾼 기적, 70년대 중동 건설 붐과 '지프차' 정신의 비밀 얼마 전 저희 오남매가 오랜만에 본가에 모여 대청소를 하던 중, 안방 장롱 깊숙한 서랍에서 빛바랜 물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겉면에는 아랍어가 어렴풋이 적혀 있고,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낡은 보습함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물건을 보시더니 아련한 눈빛으로 "이게 바로 내 청춘이 저 먼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묻혀있을 때 가져온 유일한 기념품이란다"라며 깊은 회상에 잠기셨습니다. 지금의 2030 세대에게 '중동'이라고 하면 화려한 두바이나 카타르 월드컵을 떠올리겠지만, 저희 아버지 세대인 시니어 층에게 중동은 섭씨 50도가 넘는 모래바람 속에서 목숨을 걸고 가족과 나라를 살려낸 치열한 전쟁터였습니다. 1970년대, 대한민국 경제의 명운을 바꾸어 놓았던 '중동 건설 붐'과 그 시절 우리 아버님들을 사막으로 달리.. 2026. 6. 21.
나이가 들수록 '뿌리'를 찾는 이유: 고대사(고구려·발해)와 족보에 담긴 시니어의 정체성 지난번 명절에 있었던 삼국지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그때 조조와 유비 이야기로 뜨거웠던 거실 한편에서, 이번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장롱 깊숙한 곳에서 먼지가 뽀얗게 앉은 두꺼운 책 한 권을 꺼내 오신 것입니다. 한자가 빽빽하게 적힌 그 책은 바로 저희 가문의 '족보(族譜)'였습니다. 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며 "우리 가문의 시조가 고려 시대에 어떤 관직을 지냈고..." 하시며 한참 동안 가문의 역사 강의를 펼치셨습니다.문득 유튜브 시청 기록을 보니, 최근 어르신들 사이에서 고구려의 영토 확장이나 발해의 건국 비밀을 다룬 고대사 다큐멘터리의 조회수가 수백만 회를 기록하고 있더라고요. 중장년 및 시니어 세대에 접어들면 왜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의 뿌리와 민족의 기원에.. 2026. 6. 20.
삼국지와 대륙의 역사, 시니어들이 조조와 정사(正史)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 얼마 전 명절에 온 가족이 오랜만에 거실에 모였을 때의 일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잠시 쉬는 시간, 문득 거실 한쪽을 보니 큰형님과 아버지가 약속이라도 한 듯 스마트폰과 TV 화면을 번갈아 보며 어떤 유튜브 채널에 완전히 몰입해 계시더라고요.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자못 진지했습니다. 주제는 바로 '소설이 숨겨온 진짜 조조, 정사(正史) 삼국지로 보는 재평가'였습니다. 그 순간 고개를 돌려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보았습니다. 저희 아버지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은퇴하신 삼촌들, 동네 어르신들까지 수많은 남성 시니어 층의 유튜브 알고리즘에는 어김없이 삼국지와 중국 대륙의 역사 콘텐츠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세대에게 삼국지는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닙니다. 수십 년간 다져진 탄탄한 마니아층이 .. 2026. 6. 20.
조선 왕조 500년과 리더십: 사회생활에서 깨달은 인간관계와 처세의 지혜 조선은 오백십팔 년을 갔습니다. 임금이 스물일곱 명이었습니다.한 나라가 오백 년 넘게 이어진 경우는 세계사에서도 흔치 않습니다. 무엇이 그걸 가능하게 했을까요. 흔히 말하는 훌륭한 임금 몇 사람 덕분은 아니었습니다. 제도가 있었습니다.먼저 숫자부터항목내용존속 기간1392년 ~ 1910년, 518년 (1897년 대한제국으로 국호 변경)임금태조부터 순종까지 27대평균 재위약 18~19년최장 재위영조 52년최단 재위인종 약 9개월수명은 어땠을까요.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가 집계한 바로는 조선 임금 27명의 사망 평균 연령이 46.1세였습니다. 가장 오래 산 임금이 영조로 여든둘이었고, 예순을 넘긴 임금은 전체의 이십 퍼센트도 안 됐습니다.임금이라고 오래 산 것이 아니었습니다.임금은 매일 공부해야 했습니다이 .. 2026. 6. 19.
1950년대 한국전쟁과 분단의 비극, 우리 부모님이 겪어낸 눈물겨운 생존의 역사 삼 년 한 달 이틀. 그 전쟁이 이어진 기간입니다.그리고 그 뒤로 십 년이 더 있었습니다. 지금 예순, 일흔이 되신 분들의 부모님이 그 십 년을 살아 내셨습니다. 오늘은 그 시절을 숫자로 짚어 보려 합니다.얼마나 죽었나가장 먼저 봐야 할 숫자입니다. 다만 기관마다 집계가 다르니 출처를 함께 적겠습니다.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낸 『통계로 본 6·25전쟁』 기준입니다.구분계전사·사망부상실종포로총계776,360178,569555,02228,61114,158국군621,479137,899450,74224,4958,343유엔군151,12937,902103,4603,9505,817미국133,99633,68692,1343,7374,439국군 사망 십삼만 칠천여 명. 여기에 경찰이 전사 3,131명, 실종 7,084명,.. 2026. 6. 19.
우리가 매일 먹는 이 '음식'들이 사실은 전쟁과 혁명의 불씨였다고? 여러분은 오늘 아침 출근길이나 등교길에 무엇을 드셨나요? 저희 오남매는 오늘 아침 식탁에 둘러앉아 달콤한 시럽을 듬뿍 바른 토스트를 먹고, 식후에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마시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점심 메뉴로 고기 요리를 준비하며 후추를 팍팍 뿌리는 넷째 동생을 보다가 엉뚱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지금 마트에서 몇천 원이면 너무나 당연하게 사는 후추, 설탕, 커피가 아주 옛날 과거에는 어떤 대접을 받았을까?" 궁금한 마음에 동생들과 함께 세계사 자료들을 뒤져보았는데요. 세상에나, 우리가 매일 아무 생각 없이 입에 넣던 이 사소한 기호품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세계 지도는 완전히 다른 모양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소름 돋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맛'의 취향을 넘어 .. 2026.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