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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이야기7

옛날 국민학교, 도시락과 조개탄 난로가 있던 교실 겨울 아침, 교실 한가운데 놓인 난로 위에는 양은 도시락이 층층이 쌓여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아래쪽 도시락은 눌어붙어 노릇한 누룽지가 되고, 위쪽은 아직 찬 기운이 돌았습니다. 서로 자기 도시락을 아래에 놓으려 실랑이하던 그 풍경은, 그 시절 국민학교를 다닌 이라면 누구나 간직한 추억일 것입니다.그런데 그 교실을 오래 들여다보다 보면 추억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 반에 예순 명이 앉았고, 교실이 모자라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썼고,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시절 교실을 기억과 함께 기록으로도 한 번 들여다보려 합니다.'국민학교'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먼저 이름부터입니다. 우리가 다니던 학교의 이름이 왜 국민학교였는지, 저는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이 이름은 1941.. 2026. 8. 23.
늦더위 지나 환절기, 부모님 세대의 여름 나던 지혜 부채 하나로 여름을 났습니다. 마당에 물을 뿌리고, 등목을 하고, 삼베 홑이불을 덮고 잤습니다. 에어컨은 물론이고 선풍기도 흔치 않던 시절 이야기입니다.그런데 요즘 여름을 겪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때는 정말 견딜 만했던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잘 견뎠던 걸까요. 이번에는 기억과 기록을 나란히 놓고 확인해 봤습니다. 답은 둘 다였습니다.그때 여름은 실제로 덜 더웠습니다먼저 이것부터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기상청이 백십삼 년치 관측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에 답이 있습니다.연대열대야 일수폭염 일수1950년대7.9일8.1일1960년대11.1일8.2일1970년대9.3일7.8일1980년대8.9일7.9일1990년대12.8일10.1일2010년대19.7일13.3일2020년대28.0일16.9일인천, 목포, 부산, 서.. 2026. 8. 17.
명절 선물세트의 지존, 스팸은 어떻게 우리 밥상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명절에 스팸 세트를 받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 통조림이 원래 어떤 물건이었는지 아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미국에서는 전쟁 통에 어쩔 수 없이 먹던 싸구려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 물건이 왜 우리나라에서만 명절 선물의 지존이 되었을까요.남는 돼지 목살로 만든 통조림스팸은 1937년 미국 미네소타주의 호멜식품이 만들었습니다. 팔리지 않고 쌓여 있던 돼지 목살 재고를 소진하려고 개발한 제품이었습니다.이름은 양념 햄(SPiced hAM)을 줄인 말입니다. 회사 임원의 형제였던 뉴욕 배우가 사내 공모에서 제안해 상금 백 달러를 받았다는 것이 회사의 공식 설명입니다.전쟁이 만든 물건이 통조림을 세계에 퍼뜨린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습니다. 상하지 않고, 열지 않아도 오래가고, 그대로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항.. 2026. 7. 6.
나이가 들수록 '뿌리'를 찾는 이유: 고대사(고구려·발해)와 족보에 담긴 시니어의 정체성 지난번 명절에 있었던 삼국지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그때 조조와 유비 이야기로 뜨거웠던 거실 한편에서, 이번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장롱 깊숙한 곳에서 먼지가 뽀얗게 앉은 두꺼운 책 한 권을 꺼내 오신 것입니다. 한자가 빽빽하게 적힌 그 책은 바로 저희 가문의 '족보(族譜)'였습니다. 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며 "우리 가문의 시조가 고려 시대에 어떤 관직을 지냈고..." 하시며 한참 동안 가문의 역사 강의를 펼치셨습니다.문득 유튜브 시청 기록을 보니, 최근 어르신들 사이에서 고구려의 영토 확장이나 발해의 건국 비밀을 다룬 고대사 다큐멘터리의 조회수가 수백만 회를 기록하고 있더라고요. 중장년 및 시니어 세대에 접어들면 왜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의 뿌리와 민족의 기원에.. 2026. 6. 20.
"얘들아, 영웅이 콘서트 예매해라!" : '액티브 시니어'가 열어젖힌 찬란한 K-문화 콘서트 예매를 자녀에게 부탁하는 부모가 늘었습니다. 표를 못 구하면 서운해하고, 구하면 자랑을 합니다.불과 십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숫자로 보겠습니다.2024년 12월, 우리나라가 넘어선 선먼저 인구 이야기부터입니다.2024년 12월 23일,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이 1,024만 4,550명, 전체의 20.00퍼센트가 되었습니다.유엔 기준으로 65세 이상이 이십 퍼센트를 넘으면 초고령사회입니다. 그날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들어갔습니다.시기65세 이상 비율2019년 5월15.06%2021년 10월17.02%2022년 12월18.02%2024년 1월19.05%2024년 12월20.00%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은 것은.. 2026. 6. 3.
주판에서 AI까지, 아날로그 세대의 끊임없는 '초고속 정보화' 적응기 얼마 전 명절에 고향 집을 찾았을 때, 안방에서 들려오는 기이한 목소리에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스마트폰을 향해 *"지피티야, 오늘 노인복지관 가는 버스 시간 좀 알려줘"*라며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문득 어머니의 서랍 깊숙이 보관되어 있던, 젊은 시절 경리 부서에서 쓰시던 낡은 나무 주판이 떠올랐습니다. 손가락으로 알을 튕기며 숫자를 세던 청춘이 어느새 인공지능(AI)과 대화를 나누는 황혼이 된 것입니다.오늘날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하고,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앱으로 도착 시간을 체크하며, 카페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키오스크로 주문을 합니다. 업무를 할 때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기도 하죠. 하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의 직장 .. 2026.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