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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이야기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50년, 우리는 어떻게 고향에 갔나

by 인생의 쉼표 2026. 9. 1.

추석이 다가오면 터미널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이 문을 연 것이 정확히 50년 전 오늘입니다.

1976년 9월 1일, 가건물에서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웅장한 건물을 떠올리시면 안 됩니다. 처음에는 가건물이었어요.

시점 일어난 일
1975년 6월 27일 반포동, 당산동, 성북역 앞 세 곳으로 통합하는 계획 확정
1976년 4월 8일 반포동 부지 착공
1976년 9월 1일 가건물로 영업 시작
1977년 7월 1일 강북 고속버스터미널 여섯 곳 전면 폐쇄
1978년 정식 터미널 착공
1981년 10월 정식 건물 완공

그전에는 어디서 탔나

1974년까지 서울의 고속버스 터미널은 흩어져 있었습니다. 종로6가 동대문터미널, 봉래동 한진고속, 남대문로5가 동양고속. 회사마다 자기 터미널이 따로 있었어요.

고향 가는 버스를 타려면 어느 회사 표를 샀는지에 따라 가는 곳이 달랐다는 뜻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번거로운데 그때는 그게 당연했지요.

1977년 6월 교통부 장관이 행정명령을 냅니다. 강북 터미널을 없애고 강남으로 모으라는 것이었어요. 다음 달 여섯 곳이 한꺼번에 문을 닫습니다.

지금 명절에는 몇 명이 움직이나

연도 대책 기간 총 이동인원 일평균 승용차 비율
2022 추석 5일 3,161만 명 632만 명 -
2023 추석 7일 4,022만 명 575만 명 92%
2025 추석 11일 3,218만 명 775만 명 84.5%

총 이동인원만 보면 헷갈립니다. 대책 기간 일수가 해마다 달라서 그래요. 2023년은 7일, 2025년은 11일 기준입니다. 비교하시려면 일평균 쪽을 보셔야 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승용차 비율입니다. 2023년 92%에서 2025년 84.5%로 내려왔어요. 버스와 기차로 옮겨 간 사람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가건물에서 표를 끊던 기억

1976년 가을에 반포에서 버스를 타 보신 분이 계실까요. 흙바닥에 임시로 세운 건물이었고, 표 사는 줄이 밖까지 늘어섰다고 합니다.

그때 스무 살이던 분이 지금 일흔이십니다. 터미널과 함께 나이를 먹은 셈이에요.

올해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입니다. 앞뒤로 붙여 나흘을 쉽니다.

왜 강남으로 옮겼나

터미널 하나 옮기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서울을 다시 그리는 계획의 일부였어요.

1970년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고속버스 시대가 열립니다. 그런데 터미널이 다 강북에 있었어요. 지방에서 올라온 버스가 도심으로 들어와야 했습니다.

강북 도심은 이미 포화 상태였습니다. 거기에 고속버스까지 들어오니 교통이 마비됐어요.

같은 시기 정부는 강남 개발을 밀고 있었습니다. 1970년대 초부터 영동지구 개발이 시작됐고, 사람과 시설을 강남으로 옮기는 정책이 이어졌어요. 명문 고등학교들이 강남으로 이전한 것도 이 흐름입니다.

터미널 이전은 그 정책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에 오는 관문을 강남에 두면 그 일대가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터미널이라는 공간

터미널은 버스만 타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대합실이 넓었고 사람이 늘 앉아 있었습니다. 표를 기다리는 사람, 마중 나온 사람, 갈 데가 없어 앉아 있는 사람이 섞여 있었어요.

안내 방송이 계속 나왔습니다. 어디 가는 몇 시 차가 몇 번 승강장에서 출발한다는 안내와, 누구를 찾는다는 호출이 번갈아 나왔지요.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에는 사람을 찾는 방법이 그것뿐이었습니다.

대합실 한쪽에는 우동이나 국수를 파는 곳이 있었습니다. 출발 전에 한 그릇 먹고 타는 것이 흔한 풍경이었어요.

지금은 그 자리에 편의점과 커피 가게가 들어섰습니다.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도 짧아졌고요. 예매를 미리 하니 도착해서 바로 타면 되니까요.

공간은 남았는데 그 공간이 하던 일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의 터미널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은 지금도 전국에서 가장 큰 고속버스 터미널입니다. 경부선과 영동선을 담당하는 경부·영동 터미널과, 호남선을 담당하는 센트럴시티가 붙어 있어요.

다만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KTX가 생기고 자가용이 늘면서 고속버스 이용객이 줄었어요. 명절 이동에서 승용차 비율이 8할이 넘는다는 통계가 그 이야기입니다.

터미널 지하상가는 여전히 붐빕니다. 꽃 도매시장과 의류 상가가 있어서 버스를 안 타는 사람도 오는 곳이 됐어요.

올해 추석 이동을 앞두고

연휴가 나흘이라 이동이 분산될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금요일이 추석이라 목요일 저녁에 몰릴 가능성이 있어요.

고속버스와 기차 예매는 보통 명절 3주 전쯤 열립니다. 올해 추석이 9월 25일이니 이달 초에 이미 열렸거나 곧 열릴 시기예요. 정확한 일정은 코레일과 고속버스 통합예매 사이트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어르신이 혼자 이동하신다면 좌석버스나 기차가 승용차보다 편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이 있고 중간에 쉴 수 있으니까요.

장거리 운전을 하신다면 두 시간에 한 번은 쉬시길 권합니다. 명절 연휴 사고의 상당수가 졸음운전이라는 이야기는 해마다 나옵니다.

50년이라는 시간

1976년에 그 가건물에서 표를 끊고 고향에 내려간 사람들은 대개 이십 대, 삼십 대였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일하던 사람들이었지요.

그 사람들이 지금 일흔, 여든입니다. 이제는 자식들이 내려오는 것을 기다리는 쪽이 됐고요.

터미널은 그 오고 감을 오십 년 동안 지켜본 자리입니다. 건물은 새로 지었지만 자리는 그대로예요.

이름이 여러 개인 건물

이 터미널은 부르는 이름이 여럿입니다. 헷갈리시는 분이 많아요.

부르는 이름 가리키는 것
반포 터미널 지역 이름에서 온 옛 호칭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금 가장 널리 쓰는 이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영동선을 운영하는 회사의 공식 명칭
센트럴시티 호남선을 담당하는 옆 건물

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운영하는 회사가 다릅니다. 경부선과 영동선 방면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쪽에서, 호남선 방면은 센트럴시티 쪽에서 탑니다.

지하철 3호선, 7호선, 9호선 고속터미널역이 두 건물 사이에 있어요. 출구를 잘못 나오면 반대편 건물로 가게 되니 표에 적힌 승차장을 미리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어르신을 배웅하시거나 마중 나가실 때 이 대목에서 자주 어긋납니다. 어느 건물 몇 번 승강장인지 미리 맞춰 두세요.

터미널 둘레가 어떻게 변했나

1976년의 반포 일대는 지금과 딴판이었습니다.

강남 개발이 막 시작되던 시기라 빈 땅이 많았어요. 터미널이 들어선 자리도 그 빈 땅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터미널이 생기고 나서 주변이 빠르게 채워집니다. 사람이 오가는 곳이니 상가가 붙고, 상가가 붙으니 아파트가 들어서고, 그러다 백화점까지 생겼지요.

지금 이 일대는 서울에서 땅값이 높은 축에 듭니다. 오십 년 전에 빈 땅이었다는 것이 잘 안 믿기실 겁니다.

터미널 지하상가도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꽃 도매시장과 의류 상가가 있어서 버스를 안 타는 사람도 오는 곳이 됐어요. 새벽에 꽃을 떼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건물 하나가 동네를 바꾼 사례로 자주 꼽힙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을 어디에 두느냐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겠지요.

역귀성이라는 말

요즘은 부모님이 자식 집으로 오시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역귀성이라고 부르지요.

이유가 여럿입니다. 자식이 여럿 흩어져 살면 한 집에 모이는 편이 낫고, 어르신이 장거리 운전을 하시기 어려운 것보다 자식이 모시러 가는 게 낫기도 하고요. 손주를 보러 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명절을 아예 여행으로 보내는 집도 늘었습니다. 공항이 명절에 붐비는 이유예요.

어느 쪽이 옳다고 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오십 년 전 그 가건물 앞에 줄을 섰던 풍경이 이렇게까지 달라졌다는 것은 짚어 볼 만합니다.

1970년대와 80년대 귀성길 풍경은 지난 8월 26일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기차표를 얻으려고 줄을 서던 이야기와 이촌향도의 숫자를 그쪽에 적어 두었어요.


출처
· 터미널 이전 연표와 강북 터미널 폐쇄: 서울시 및 언론 보도 기준 연표
· 명절 이동인원과 승용차 비율: 국토교통부·한국교통연구원 특별교통대책 발표(정책브리핑)
· 2026년 추석 날짜: 음력 8월 15일 환산 및 언론 보도
· 경부고속도로 개통(1970년)과 영동지구 개발, 고속버스 운행 시작(1969년), 서울 인구 변화: 통용되는 연표 및 통계청 인구총조사
확인하지 못한 것터미널 이전을 강남 개발 정책의 일부로 보는 서술은 널리 쓰이는 해석이며 정책 문서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1970~80년대 귀성 풍경은 당시 보도와 증언에 근거한 일반적인 서술입니다. 명절 예매 개시 시점은 해마다 다르니 코레일과 고속버스 통합예매에서 확인하세요. 명절 이동인원은 특별교통대책 기간 일수가 해마다 달라 총량 비교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일평균 수치도 산정 방식이 바뀐 구간이 있어 원 보도자료 확인을 권합니다. 1976년 개장 당시 가건물의 규모와 이용객 수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대합실 풍경, 터미널 이름의 구분, 주변 상권 변화에 관한 서술은 통용되는 기록과 일반적인 설명을 정리한 것이며 원자료로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승차장과 출구는 현장 안내를 따르세요. 2026년 추석 날짜는 여러 매체가 일치하나 한국천문연구원 원자료로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