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서트 예매를 자녀에게 부탁하는 부모가 늘었습니다. 표를 못 구하면 서운해하고, 구하면 자랑을 합니다.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숫자로 보겠습니다.
2024년 12월, 우리나라가 넘어선 선
먼저 인구 이야기부터입니다.
2024년 12월 23일,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이 1,024만 4,550명, 전체의 20.00퍼센트가 되었습니다.
유엔 기준으로 65세 이상이 이십 퍼센트를 넘으면 초고령사회입니다. 그날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들어갔습니다.
시기65세 이상 비율
| 2019년 5월 | 15.06% |
| 2021년 10월 | 17.02% |
| 2022년 12월 | 18.02% |
| 2024년 1월 | 19.05% |
| 2024년 12월 | 20.00% |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은 것은 2024년 7월 10일이었습니다.
통계청 「2025 고령자 통계」로는 2025년 65세 이상이 1,051만 4천 명, 20.3퍼센트입니다. 전망은 2036년 30퍼센트, 2050년 40퍼센트 초과입니다.
'액티브 시니어'라는 말
이 말의 뿌리는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자 버니스 뉴가튼의 연구입니다. 노년을 하나로 보지 말고 55~74세 연소노인과 75세 이상 고령노인으로 나눠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앞쪽은 활동적 특성이 뚜렷하다는 관찰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건강하고 활동적인 연장자를 가리키는 말로 쓰입니다. 보통 55~69세, 또는 1차 베이비부머인 1955~1963년생을 가리킵니다.
다만 이 말은 법령이나 국가통계의 공식 용어가 아닙니다. 업계와 연구소가 쓰기 시작해 퍼진 표현입니다. 국내에서 처음 쓰인 시점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은 이미 다 쓰십니다
콘서트 예매 이야기를 하려면 이것부터 봐야 합니다.
연령스마트폰 보유율 (2024년)
| 60대 | 96.9% |
| 70대 이상 | 73.0% (전년 대비 +6.5%p) |
60대는 거의 전부 스마트폰을 씁니다. 70대 이상도 열 명 중 일곱이 넘습니다. 게다가 70대 이상 중 주 5일 이상 쓰는 사람이 64.4퍼센트입니다.
인터넷 이용도 빠르게 늘었습니다.
항목수치
| 70대 이상 인터넷 이용률 | 68.0% (2024년, 전년 대비 +3.6%p로 전 연령대 최대 상승) |
| 65세 이상 인터넷 이용률 | 2020년 55.2% → 2024년 76.9% |
| 65세 이상 정보기기 사용 시간 | 하루 1시간 39분 (5년 전 34분의 약 3배) |
| 여가에 동영상 시청하는 비율 | 2019년 3.5% → 2024년 21.6% |
다섯 해 만에 정보기기 사용 시간이 세 배가 됐습니다.
다만 벽도 있습니다. 2024년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71.4퍼센트로 네 개 정보취약계층 중 가장 낮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접근 수준은 96.5퍼센트인데 역량 수준이 65.6퍼센트입니다. 기기는 있는데 다루는 능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자녀에게 예매를 부탁하는 이유가 여기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공연 시장이 커졌습니다
이제 문화 소비입니다.
항목2024년전년 대비
| 공연 티켓 총판매액 | 1조 4,537억 원 | +14.5% |
| 공연 건수 | 21,634건 | +6% |
| 예매 수 | 2,224만 매 | +6.1% |
| 대중음악 티켓판매액 | 7,569억 원 | +31.3% |
공연 시장 전체가 14.5퍼센트 커졌는데 대중음악만 31.3퍼센트 늘었습니다. 전체 티켓판매액의 절반이 넘습니다.
여기에 눈여겨볼 조사가 하나 있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4년 초에 낸 전망 조사인데, 그해 소비 시간이 가장 크게 늘 콘텐츠 1위가 대중음악 콘서트였습니다. 그리고 50~60대의 문화 콘텐츠 소비가 모든 부문에서 증가해 소비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여가 활동이 늘었습니다
여가 통계도 보겠습니다.
연령지속적 여가활동 참여율 (2025년)
| 20대 | 44.6% |
| 50대 | 45.5% |
| 60대 | 44.3% |
| 70대 이상 | 37.2% |
60대의 참여율이 20대와 비슷합니다.
1인당 참여하는 여가활동 개수를 보면 더 뚜렷합니다. 2024년 조사에서 60대가 15.1개, 70세 이상이 12.0개였는데, 60대 이상의 증가폭이 가장 컸습니다.
고령자의 하루 시간 사용도 달라졌습니다. 2024년 기준 여가시간이 7시간 3분으로 5년 전보다 12분 늘었고, 그중 미디어 이용이 4시간 6분이었습니다.
트로트 열풍의 숫자
이 흐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이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2020년 3월 12일 방송된 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최종회 시청률이 35.7퍼센트였습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예능 프로그램 역대 2위 기록입니다.
그날 실시간 문자투표가 773만 건 몰려 서버에 문제가 생겼고, 방송 중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지 못했습니다.
문자투표 칠백칠십삼만 건. 이 숫자가 그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다만 트로트만 따로 떼어 낸 공연 시장 통계는 없습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은 '대중음악'으로만 집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함께 보는 시간은 줄었습니다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할 통계가 하나 있습니다.
2025년 국민여가활동조사에서 여가를 누구와 함께 보내는지 물었습니다.
동반자비율전년 대비
| 혼자 | 56.6% | +1.7%p |
| 가족과 함께 | 29.4% | 감소 |
| 친구·연인 | 11.6% | 감소 |
| 동호회 | 1.6% | 증가 |
혼자 보내는 비율이 늘고 가족·친구와 함께하는 비율은 줄었습니다.
또 하나. 2025년 문화예술행사 직접 관람률은 60.2퍼센트로 전년보다 2.8퍼센트포인트 떨어졌습니다. 15~19세를 빼면 모든 연령대에서 하락했습니다. 그러니 "시니어 관람률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하면 2025년 기준으로는 사실이 아닙니다.
흐름이 한 방향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시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돈 이야기도 짧게 하겠습니다.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가 2020년 약 72조 원에서 2030년 약 168조 원으로 커질 것이라는 추정이 널리 인용됩니다. 약 2.3배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추정으로 인용되는데, 원 보고서와 기준연도를 제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참고 수준으로만 적어 둡니다.
다만 함께 봐야 할 숫자
밝은 이야기만 하면 절반만 말하는 것이 됩니다.
통계청 「2025 고령자 통계」에는 이런 수치도 있습니다.
항목수치
| 고령자 상대적 빈곤율 | 39.8% (2023년 기준) |
| OECD 순위 | 33개국 중 1위 |
| 삶에 만족한다는 응답 | 35.5% (전체 평균 40.1%보다 낮음) |
| 고령자 가구 | 618만 7천 가구, 전체 가구의 27.6% |
열 분 중 네 분이 상대적 빈곤 상태이고, 그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높습니다.
콘서트에 가는 시니어와 그러지 못하는 시니어가 같은 세대 안에 있습니다. 액티브 시니어라는 말이 밝게 들리는 만큼, 이 숫자도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표를 부탁하는 마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4년 12월에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가 됐습니다. 60대의 97퍼센트가 스마트폰을 쓰고, 정보기기 사용 시간이 다섯 해 만에 세 배가 됐습니다. 60대의 여가활동 참여율은 20대와 비슷하고, 50~60대가 문화 소비를 이끄는 세력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예매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기기는 있는데 다루는 역량이 65.6퍼센트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그래서 자녀에게 부탁하게 됩니다. 얘들아, 표 좀 잡아 다오, 하고요.
그 부탁이 예전에는 없던 것입니다. 부탁할 만한 것이 생겼다는 뜻이니까요. 자녀 입장에서도 부모가 가고 싶은 곳이 생겼다는 것은 나쁜 소식이 아닐 겁니다.
혹시 예매에 실패하시더라도 너무 서운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표를 잡으려고 같은 시각에 수십만 명이 손가락을 올려 두고 있었을 테니까요.
출처 및 참고
· 2024년 12월 23일 초고령사회 진입(65세 이상 1,024만 4,550명, 20.00퍼센트), 연도별 비율 변화, 2024년 7월 1천만 명 돌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 2025년 65세 이상 1,051만 4천 명(20.3퍼센트), 2036년·2050년 전망, 상대적 빈곤율 39.8퍼센트와 OECD 1위, 삶의 만족도 35.5퍼센트, 고령자 가구 618만 7천 가구, 인터넷 이용률과 정보기기 사용 시간, 여가시간과 미디어 이용, 동영상 시청 비율: 통계청 「2025 고령자 통계」
· 연령대별 스마트폰 보유율, 70대 이상 인터넷 이용률, 디지털정보화 수준 71.4퍼센트와 세부 지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4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및 「2024 인터넷이용실태조사」
· 2024년 공연 티켓 판매액과 대중음악 증가율: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공연예술통합전산망 기준)
· 50~60대의 문화 콘텐츠 소비 증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4 콘텐츠 소비 전망」
· 연령별 여가활동 참여율, 1인당 여가활동 개수, 여가 동반자 구성, 문화예술행사 직접 관람률: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국민여가활동조사」·「2024년 국민여가활동조사」·「2025년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최종회 시청률 35.7퍼센트와 문자투표 773만 건: 닐슨코리아 집계 및 당시 언론 보도
· 액티브 시니어 개념: 버니스 뉴가튼의 노년 세분화 이론 및 한국소비자원 웹진 등 국내 정리 자료
확인하지 못한 것 / 엇갈리는 것 — 시니어의 공연 티켓 온라인·모바일 예매 이용률을 보여 주는 공식 통계는 찾지 못했습니다. 예매 플랫폼도 연령별 예매 비중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트로트 장르만의 공연 시장 규모도 산출이 불가능합니다.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 72조에서 168조는 널리 인용되는 추정치이나 원 보고서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조부모와 손주의 동반 관람 실태를 다룬 공신력 있는 조사도 찾지 못했습니다. 특정 가수의 콘서트 관객 수나 예매 대기 인원은 공식 발표를 확인하지 못해 수치로 적지 않았습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기준과 통계청 추계 기준은 모집단이 다른 별개 통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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