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야기12 백범 김구 탄생 150년, 유네스코가 올해를 기념해로 정했습니다 올해가 무슨 해인지 아시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저도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1876년 8월 29일. 황해도 해주에서 한 아이가 태어납니다. 백범 김구입니다. 올해로 꼭 150년이 됐어요.유네스코가 정한 기념해작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43차 총회에서 2026년을 김구 탄생 150주년 기념해로 정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제안했고 여러 나라가 손을 들어 줬어요.항목내용지정 시점2025년 유네스코 제43차 총회(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찬성한 나라중국, 태국, 베트남, 카메룬, 나미비아, 말라위, 잠비아, 코트디부아르정부 공식 문구나의 소원, 평화의 문화기념 행사2026년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창경궁 문정전 「기억의 예우」아프리카 나라들이 찬성했다는 대목이 눈에 걸립니다. 식민지를 겪.. 2026. 8. 29. 방정환과 어린이날, 아이를 사람으로 본 최초의 어른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랍게 하여 주시오.백 년 전 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아이를 아이라 부르지 않고 어린이라 부르자고, 아이에게 존댓말을 쓰자고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한복판에 방정환이 있었습니다.그런데 이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대목이 여럿 나옵니다.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서른한 해, 그리고 마지막 말방정환은 1899년 11월 9일 서울 야주개, 지금의 종로구 당주동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1931년 7월 23일 오전 여섯 시 사십오 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세는 나이로 서른셋, 만으로는 서른한 살 여덟 달이었습니다.사인은 고혈압이었습니다. 과로와 비만으로 몸이 상해 있었다고 합니다.친구들에게 남긴 마지막 .. 2026. 8. 25. 이태석 신부, 톤즈의 등불 — 총 대신 악기를 들려준 사람 아프리카의 외딴 마을에서 아이들이 부는 트럼펫과 클라리넷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오랜 내전으로 총소리에 익숙하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 손에 총 대신 악기를 쥐여 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의사이자 사제였던 이태석입니다.이 이야기는 워낙 널리 알려져 있어 저도 대충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하나씩 확인해 보니 제가 모르던 숫자들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숫자들과 함께 이 사람의 일생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부산 남부민동에서 아프리카까지이태석은 1962년 10월 17일 부산 서구 남부민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십 남매 가운데 아홉째였고, 초등학교 이 학년이던 1970년에 아버지를 여의었습니다. 어머니 혼자 열 아이를 건사한 집이었습니다.가난한 집 아들이 택한 길은 의대였습니다. 1981년 경남고를.. 2026. 8. 22. 유일한과 유한양행, 전 재산을 사회에 남긴 기업가의 유언 1971년 4월, 한 기업인의 유언장이 공개되었습니다. 그 안에는 아들에게 남긴 문장이 한 줄 있었습니다.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라는 말이었습니다. 회사 주식은 전부 사회에 내놓았습니다.유일한 박사 이야기입니다. 워낙 유명한 일화라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 이번에 자료를 확인해 보니 인터넷에 도는 이야기와 실제 기록이 조금씩 다른 대목이 있었습니다. 원문에 가깝게 정리해 보겠습니다.아홉 살에 혼자 태평양을 건넜습니다유일한은 1895년 1월 15일 평양에서 태어났습니다. 구 남매 중 맏아들이었습니다.그가 미국으로 간 것은 1904년, 아홉 살 때입니다. 대한제국 순회공사를 따라 태평양을 건넜습니다. 나라가 기울어 가던 때, 아들만이라도 배우게 하려던 아버지의 결정이었습니다. 네브래스.. 2026. 8. 19. '바보 의사' 장기려, 가진 것을 다 내어준 외과의사의 일생 1950년 12월, 한 의사가 남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아내와 여섯 자녀 가운데 아들 하나만 데리고였습니다. 며칠이면 다시 만날 줄 알았습니다.그는 마흔다섯 해를 더 살았고, 끝내 만나지 못했습니다.경성의전 수석 졸업생장기려는 1911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났습니다. 한학자 아버지가 세운 학교를 다니고 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의학전문학교에 들어갔습니다.1932년, 수석으로 졸업했습니다.연도내용1911년평안북도 용천 출생1932년경성의학전문학교 수석 졸업1940년의학박사 학위 취득, 평양 기휼병원 외과과장1947년평양의과대학 외과학 교수1950년 12월차남만 데리고 월남1951년부산 복음병원 설립1968년청십자의료보험조합 창립1979년막사이사이상 수상1995년 12월 25일별세스물일곱 살 무렵 경.. 2026. 8. 16. 용정 교실에서 시작된 이야기, 평생 대화에 매달린 강원용 매일 오후, 오늘 날짜에 얽힌 옛날 이야기 하나를 꺼내 봅니다. 오늘은 7월 3일, 시끄러운 세상 한복판에서 평생 '가운데'에 서 있으려 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예요.얼마 전 오랜만에 온 식구가 한 상에 둘러앉았는데, 이야기가 하필 요즘 세상 돌아가는 쪽으로 흘렀어요. 큰애랑 작은애 생각이 어찌나 다르던지, 밥 먹다 말고 언성이 조금 높아지더라고요. 저는 중간에서 이 편도 저 편도 못 들고 국그릇만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날 밤, 다들 방으로 들어간 뒤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한 자리에 앉혀 놓고, 그래도 대화를 이어가게 만드는 일'. 그거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고요. 그러다 떠오른 사람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함경도 바닷가 소년, 북간도 교실에 .. 2026. 7. 4.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