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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이야기

낡은 흑백 사진 한 장이 건넨 질문: 우리는 누구의 오늘을 살고 있나요?

by 인생의 쉼표 2026. 5. 24.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는 대략 1만 8천 명 선입니다.

그런데 독립운동에 관여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모릅니다. 기록이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남는다는 것

독립운동가 하면 몇 분의 이름이 먼저 떠오릅니다. 안중근, 윤봉길, 김구 같은 분들이지요.

교과서에 실린 이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면이 한정돼 있으니까요.

그런데 만세를 부른 사람, 군자금을 댄 사람, 숨겨 준 사람, 등사기를 돌린 사람은 훨씬 많았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이름이 남지 않았습니다. 남길 수가 없었어요. 기록이 곧 증거였고, 증거는 곧 체포였으니까요.

왜 기록이 없나

비밀조직은 명부를 만들지 않습니다. 만들면 한 사람이 잡혔을 때 전부 잡힙니다.

연락도 구두로 했습니다. 종이에 적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지요.

일제가 남긴 판결문이나 수형 기록이 오히려 자료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잡혀서 재판을 받아야 이름이 남는다는 뜻입니다.

잡히지 않고 활동한 분, 잡혔어도 기록이 소실된 분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서훈은 어떻게 받나

훈격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건국훈장 대통령장
건국훈장 독립장
건국훈장 애국장
건국훈장 애족장
건국포장
대통령표창

공적에 따라 훈격이 나뉩니다. 위로 갈수록 격이 높습니다.

문제는 서훈을 받으려면 공적을 증명할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활동했다는 증언만으로는 어렵습니다. 판결문, 신문 기사, 일제 기록 같은 문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록이 없는 분은 지금도 서훈을 못 받습니다. 활동을 안 한 것이 아니라 종이가 없는 것입니다.

여성은 더 남지 않았습니다

서훈받은 독립유공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몇 퍼센트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이 독립운동을 안 해서가 아닙니다.

여성의 활동은 기록되는 방식 자체가 달랐습니다. 밥을 짓고, 옷을 짓고, 연락을 나르고, 자금을 모으는 일은 문서에 잘 안 남습니다.

남편이나 아버지의 이름으로 뭉뚱그려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아무개의 처, 아무개의 딸로요.

2019년 3·1운동 100주년 무렵에 여성 독립운동가를 다시 찾아 포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해에 발굴된 분들 중에는 학생운동을 하다 잡힌 이들이 많았습니다.

학생은 학적부와 재판 기록이 남습니다. 남은 기록의 종류가 누가 기억되는지를 정한 셈입니다.

후손을 찾지 못한 경우

서훈이 결정돼도 훈장을 전할 사람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집안이 기웁니다. 재산을 팔아 자금을 대고, 가장이 옥에 갇히고, 남은 가족은 흩어졌으니까요.

만주나 연해주로 떠나 소식이 끊긴 집안도 많습니다.

그래서 주인 없는 훈장이 국가에 보관돼 있습니다. 후손을 찾는 일이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내 집안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대목이 실용적입니다.

집안 어른이 옥살이를 하셨다거나 만주에 다녀오셨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국가보훈부에서 독립유공자 공적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름으로 조회가 됩니다.

이미 서훈된 분인데 후손이 몰라서 신청을 안 한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서훈이 안 된 경우에도 자료를 갖춰 포상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판결문이나 수형인명부 같은 것이 근거가 됩니다.

절차와 필요 서류는 국가보훈부에 문의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사진 한 장에서 시작하는 법

집안 정리를 하다 오래된 사진이 나오면 그냥 두지 마세요.

뒷면을 보시면 날짜나 장소가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필로 흐릿하게요.

사진관 이름이 찍혀 있으면 그것도 단서입니다. 어느 동네에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옷차림과 배경으로 대략의 시기를 짐작할 수 있고요.

가장 좋은 방법은 제일 나이 많으신 어른께 여쭙는 것입니다. 이 사진 누구냐고요.

그 기억이 없어지면 사진은 그냥 모르는 사람의 얼굴이 됩니다.

기록해 두는 방법

할 일 방법
사진 보존 휴대전화로 앞뒷면 다 찍어 두기
증언 남기기 어른 말씀을 녹음. 편집은 나중에
이름 확인 제적등본으로 윗대 이름과 본적 확인
공적 조회 국가보훈부 독립유공자 정보 검색

제적등본은 주민센터에서 뗄 수 있습니다. 한자로 돼 있어 읽기 어려우면 도움을 받으세요.

본적이 나오면 그 지역의 독립운동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숫자로만 남은 사람들

독립운동 참여자 규모를 두고 여러 추정치가 돌아다닙니다. 수백만 명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숫자는 추정이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세는 기준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만세 한 번 부른 것도 참여로 볼 것인지, 조직에 속해야 하는지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집니다.

분명한 것은 서훈받은 사람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정확한 배수는 아무도 모릅니다.

영웅으로만 그리면 놓치는 것

독립운동가를 두려움 없는 사람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무서웠을 겁니다. 잡히면 고문을 당하고 가족까지 끌려가는 시절이었으니까요.

변절한 사람도 있었고, 중간에 그만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것까지가 그 시대입니다.

무섭지 않아서 한 것이 아니라 무서운데도 한 것이라고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습니다. 그래야 대단한 것이기도 하고요.

찾아가 볼 만한 곳

천안에 독립기념관이 있습니다. 규모가 커서 하루 잡고 가셔야 합니다.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실제 수감 시설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효창공원에는 김구를 비롯한 여러 분의 묘역이 있습니다.

지역마다 그 고장 출신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설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청이나 문화원에 물어보시면 알려 줍니다.

운영 시간과 휴관일은 기관마다 다르니 확인하고 가세요.

후손에 대한 예우

독립유공자로 인정되면 본인과 유족에게 예우와 지원이 따릅니다.

구분 내용
보상 보상금 지급
의료 보훈병원 등에서 진료 지원
교육 자녀·손자녀 학비 지원
취업 취업 지원 및 가점
기타 주택 우선 공급, 대부 등

대상 범위와 지원 내용은 훈격과 유족의 촌수에 따라 다릅니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범위가 좁아집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지원을 받지 못하는 후손이 적지 않습니다. 몇 대가 지나면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입니다.

독립운동으로 집안이 기운 뒤 그 여파가 몇 대에 걸쳐 이어졌는데 지원은 일찍 끊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구체적인 요건과 금액은 해마다 바뀌니 국가보훈부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친일 행적 문제

서훈을 둘러싼 논란도 있습니다.

독립운동을 했지만 나중에 친일로 돌아선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서훈을 유지할지가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서훈이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를 어느 시점으로 평가할 것인지, 공과를 어떻게 따질 것인지에 대해 견해가 갈립니다.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시대가 사람을 어디까지 몰아붙였는지도 함께 봐야 하니까요.

이름 없는 쪽을 기억하는 일

역사는 남은 기록으로 씁니다. 그래서 기록이 없는 쪽은 없었던 것처럼 됩니다.

독립운동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느 시대든 글을 남길 수 있었던 사람의 이야기가 주로 전해집니다.

그러니 오래된 사진 한 장, 어른의 한마디가 생각보다 값집니다. 그것이 기록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메우니까요.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명절에 한 가지만 여쭤보셔도 됩니다.

정리하면

서훈받은 독립유공자는 1만 8천 명 선이고, 실제 참여자는 그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기록이 남아야 서훈이 되는데, 비밀리에 움직인 사람일수록 기록이 없습니다.

여성의 비율이 특히 낮은 것도 활동이 적어서가 아니라 기록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집안에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으면 국가보훈부에서 조회해 보세요. 오래된 사진과 어른의 기억부터 챙기시면 됩니다.


출처 및 기준일
· 독립유공자 훈격 체계(건국훈장 대한민국장·대통령장·독립장·애국장·애족장, 건국포장, 대통령표창), 포상 요건과 공적 심사, 독립유공자 명단 및 포상 현황 공개: 국가보훈부 「독립유공자 대상요건」 및 공공데이터포털 「국가보훈부 독립유공자 포상 현황」, 「독립유공자 명단」
· 2019년 3·1운동 100주년 계기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 포상, 학생운동 계열 다수: 관련 언론 보도
확인하지 못한 것 — 서훈자 수를 1만 8천 명 선으로 적었으나 포상은 해마다 늘어나므로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확한 숫자는 국가보훈부 최신 통계를 확인하세요. 독립운동 참여자 총수를 수백만 명으로 보는 추정치가 언론에 자주 인용되지만, 집계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이 글에서는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여성 서훈자 비율도 자료마다 수치가 달라 구체적인 퍼센트를 적지 않았습니다. 포상 신청 절차와 필요 서류, 기념 시설의 운영 시간은 각 기관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